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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국은행, 25년 만에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 공개 중단…“분석 가치 미미”

2026-09-03 17:45:04
한국은행이 월별 외환보유액 자료에서 25년 넘게 제공해온 국가별 세계 순위를 제외했다. 한은은 단순 국제 순위의 분석적 가치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으며, 8월 말 외환보유액은 4422억8천만달러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25년 만에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 공개 중단…“분석 가치 미미”

한국은행이 매달 외환보유액 통계를 발표하면서 함께 제공해온 국가별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를 자료에서 제외했다. 2001년부터 이어진 정보 제공 방식이 25년여 만에 변경된 가운데, 한은은 국가별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순위의 분석적 가치가 크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월별 자료에서 사라진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국이 발표한 ‘8월 말 외환보유액’ 보도자료에는 그동안 자료 말미에 수록됐던 주요국 외환보유액 규모와 한국의 세계 순위가 포함되지 않았다.

한은이 월별 외환보유액 자료에서 한국의 세계 순위를 별도 항목으로 제시하지 않은 것은 2001년 2월 말 이후 25년 6개월 만이다.

2001년 당시 한은은 세계 1∼10위 국가와 각각의 외환보유액 규모를 자료에 처음 포함했다. 이후 지난달까지 주요 국가의 외환보유액과 한국의 순위를 정례적으로 공개해왔다.

이번 자료에서는 해당 항목이 빠졌지만 발표 당시 본문이나 별도 설명자료, 브리핑 등을 통한 변경 배경에 대한 사전 설명은 없었다.

한은 “국제 순위, 대외 건전성과 직접적인 관련 없어”

한국은행은 관련 비판이 제기된 이후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외환보유액 순위의 공개 실익이 크지 않다는 취지로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순위에 대해 국가별 경제 규모와 대외 포지션의 차이를 통제하지 않은 단순 비교 통계라며 분석적 가치가 미미하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 자체가 이미 공개된 자료이기 때문에 통계 이용자가 직접 조회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또 외환당국에 불리한 정보를 감추기 위해 순위를 삭제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만으로 각국의 순위를 즉시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대만의 외환보유액은 IMF 통계에 포함되지 않으며 독일 등 일부 국가의 수치도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 외환보유액 순위 변동 폭 확대

한국의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는 지난해 말까지 9위를 유지했으나 올해 들어 변동 폭이 커졌다.

올해 1월에는 10위로 내려갔고 2월에는 12위까지 하락했다. 5월 말에는 13위를 기록한 뒤 6월 말 다시 10위로 세 계단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높은 수준까지 상승하는 과정에서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외환보유액이 활용된 점이 일시적인 순위 하락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은 대외 건전성에 특별한 변화가 없더라도 환율이나 금 가격 등의 움직임에 따라 국가별 순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대외 건전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외환보유액 순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자료 형식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8월 외환보유액 4422억8천만달러…역대 최대 증가

순위 공개 방식이 변경된 가운데 8월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 자체는 큰 폭으로 늘었다.

8월 말 외환보유액은 4422억8천만달러로 집계됐다. 7월 말 4279억5천만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 동안 143억3천만달러 증가했다.

월간 증가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종전 최대 증가 폭은 2009년 5월 기록한 142억9천만달러였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21년 10월의 4692억1천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국은행은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증가와 외화자산 운용수익, 기타 통화로 표시된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증가 등이 외환보유액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가 지급되면서 은행들이 보유한 여유 외화자금을 한국은행에 대규모로 예치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유가증권·예치금 나란히 증가

자산별로는 유가증권이 3870억7천만달러로 전월보다 70억7천만달러 증가했다. 예치금은 71억7천만달러 늘어난 303억달러를 기록했다.

특별인출금(SDR)은 157억7천만달러로 6천만달러 증가했고,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도 3천만달러 늘었다.

금 보유액은 47억9천만달러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은 현재 시세가 아닌 매입 당시 가격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 생산업체의 수출용 실물 금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금 매입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8월에는 추가 매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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