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대만 파운드리 양산라인에 2.5D 패키징 장비 공급
한미반도체, 대만 파운드리 양산라인에 2.5D 패키징 장비 공급
한미반도체가 대만 파운드리 기업의 AI 시스템반도체용 패키징 양산라인에 장비를 공급하며 현지 공급망에 진입했다. 한국산 2.5D 패키징 본더가 대만 파운드리의 양산 품질인증을 통과해 실제 생산라인에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대만 파운드리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AI 시스템반도체 패키징에 사용되는 본딩 장비 공급을 시작했다. 구체적인 계약 상대와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급 물량은 두 자릿수 이상으로 전해졌다.
공시 기준 밑돈 계약…두 자릿수 장비 공급
이번 계약은 공시 의무 기준을 소폭 밑도는 규모로 추정된다. 한미반도체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5767억원이며, 코스피 상장사의 단일판매·공급계약 공시 기준인 매출의 5%는 약 288억원이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장비 공급 수량은 두 자릿수 이상으로 알려졌다. 대만 파운드리의 양산라인에 장비가 투입됐다는 점에서 단순 평가나 시험 공급을 넘어 실제 생산 적용 단계에 들어갔다는 의미가 있다.
HBM 장비에서 시스템 패키징으로 영역 확대
본딩은 반도체 패키징 과정에서 칩과 웨이퍼, 기판 등을 정해진 위치와 방식으로 접합하는 공정이다. 한미반도체는 그동안 HBM용 본더를 주력으로 삼아왔지만, 지난해부터 2.5D 패키징 본더로 제품군을 확장해 왔다.
2.5D 패키징은 여러 칩을 인터포저와 같은 구조물 위에 배치해 하나의 시스템처럼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번 공급은 한미반도체의 관련 장비가 대만 파운드리 고객사의 양산 기준을 충족했다는 점에서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의 성과로 풀이된다.
한미반도체는 고객사별로 달라지는 다이 크기와 기판 규격에 대응하기 위해 2.5D 패키징 장비를 공정과 처리 면적에 따라 다변화했다. 현재 플립칩(FC) 본더 2종과 TC 본더 3종 등 모두 5종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 FC 본더 75: 75mm급 대형 인터포저 대응
- FC 본더 3.5: 최대 340mm 패널·기판 처리
- 2.5D TC 본더 40: 칩 온 웨이퍼 공정용
- TC 본더 제품군: C2W·C2S 방식별 대응
한미반도체는 더 큰 인터포저를 처리할 수 있는 120mm급 TC 본더를 올해 연말 출시할 계획이다.
AI 반도체 확산으로 패키징 장비 수요 확대
AI 가속기 수요가 늘면서 주요 파운드리의 패키징 생산능력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만에서는 자체 패키징 라인을 확충하는 동시에 ASE, SPIL, 앰코 등 후공정 외주 업체에 일부 공정을 맡기는 흐름도 확대되고 있다.
파운드리가 공정과 장비 기준을 정하고 외주 업체가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구조에서는 본딩 장비 수요가 파운드리 본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협력사의 후공정 라인으로 장비 수요가 확산될 수 있는 이유다.
한미반도체는 해외 고객 확대를 위해 미국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연말 미국 법인 한미USA 설립을 추진 중이며, 현지에서 HBM을 비롯해 앰코 후공정 증설, 파운드리 연계 패키징, 인텔의 EMIB 관련 수요 등을 겨냥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와 점유율 확보 과제
대만 파운드리 양산라인에 장비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지만, 시장 점유율 확대는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 있다. 글로벌 로직·플립칩 본더 시장에는 ASMPT, 베시(Besi), 쿨리케앤소파(K&S) 등 기존 장비업체들이 이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만 파운드리 생태계가 보안 등의 이유로 한국산 장비 도입에 보수적인 편이라는 점에서 이번 양산라인 진입의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미반도체가 HBM 장비 중심 기업에서 시스템 패키징 장비업체로 사업을 넓히는 과정에서 중요한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