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인가 받은 홈플러스, 공익채권 변제부터 새 주인 찾기까지 과제 산적
회생 인가 받은 홈플러스, 공익채권 변제부터 새 주인 찾기까지 과제 산적
청산 위기에 몰렸던 홈플러스가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를 받으며 정상화를 위한 시간을 확보했다. 그러나 공익채권 변제에 필요한 현금 마련과 영업 회복, 자가점포 매각, 회사 자체의 인수합병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법원 인가로 회생 절차 본격화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관계인집회에서 가결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인가 결정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회생절차 폐지 결정까지 받으며 청산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후 2천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해 폐지 결정을 뒤집었고, 이번 인가로 회생계획을 실행할 기회를 다시 얻었다.
공익채권 분할변제 동의가 첫 관문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공익채권을 변제할 수 있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일이다. 홈플러스가 밝힌 공익채권 분할상환 동의율은 지난 1일 기준 64.4%였다.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영업활동으로 창출하는 현금과 자가점포 매각, 신규 차입 등을 바탕으로 회생계획 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분할변제에 동의하지 않은 공익채권자가 일시 지급을 요구하면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익채권은 회생채권보다 우선 변제해야 하는 만큼, 현금 유출 규모와 시기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용 절감 넘어 상품 공급 회복해야
영업 정상화도 핵심 과제다. 회생절차 과정에서 납품대금 지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상품 공급과 매장 운영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광일 홈플러스 관리인은 임대료와 인건비를 각각 월 200억 원 이상, 월 260억 원 이상 줄였다고 밝혔다. 두 항목을 합치면 매달 46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한 셈이다. 적자점포 폐점과 고정비 축소도 수익성 개선 방안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비용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납품업체와의 거래를 정상화해 상품 구색을 회복하고, 고객을 다시 매장으로 유입해야 실제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
자가점포 19곳 매각…회사 매각도 추진
홈플러스는 지금까지 54개 점포를 폐점했으며, 이 가운데 19곳은 자가점포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회생계획 인가 이후 영업에 사용하지 않는 자가점포를 매각해 채권 변제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부동산 매각은 가격과 속도가 모두 중요하다. 매각이 지연되거나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면 변제 재원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홈플러스 사업 자체의 인수합병도 추진된다. 자산 매각으로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더라도 지속적인 영업을 위해서는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노조, 고용 안정과 조기 변제 요구
채권자들 사이에서는 장기간에 걸친 분할변제의 실현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 투자자들은 변제 시기가 지나치게 늦고 회생계획 수행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은 법원의 인가를 환영하면서도 인가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영업 정상화 전략과 휴직자 복귀, 고용 보장, 중소 납품업체와 입점업체의 공익채권 조기 변제를 요구했다.
결국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는 법원의 인가 자체보다 계획을 실제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영업에서 현금을 창출하고 자산을 적정 가격에 매각한 뒤 새로운 인수자까지 확보해야 최종적인 정상화가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