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의 ‘AI 매수 기회’ 발언 이후…한·미 반도체 주가 엇갈려
젠슨 황의 ‘AI 매수 기회’ 발언 이후…한·미 반도체 주가 엇갈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에 투자할 기회라고 강조한 뒤 3개월 동안 주요 기업의 주가 흐름은 크게 달라졌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대체로 상승했지만,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락했다.
황 CEO 발언 뒤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하락
황 CEO는 지난 6월 8일 한국을 방문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당시 그는 주식시장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더라도 가격이 낮아진 시기를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AI 거품론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10년 동안 AI가 발전할 모습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변동성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6월 8일과 9월 1일의 종가를 비교하면 삼성전자 주가는 29만5천500원에서 26만1천원으로 12% 하락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191만1천원에서 169만3천원으로 11% 떨어졌다.
미국 빅테크는 상승…알파벳은 하락
미국 기술기업의 주가 흐름은 국내 반도체주와 달랐다. 엔비디아 주가는 6월 8일 208.64달러에서 8월 31일 220.78달러로 6%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411.74달러에서 507.29달러로 23% 상승했고, 아마존닷컴도 245.22달러에서 259.77달러로 6% 올랐다.
다만 모든 AI 관련 기업이 상승한 것은 아니다. 알파벳 주가는 363.31달러에서 339.35달러로 약 7% 하락하며 기업별 차이를 보였다.
AI 시장 성장과 기업별 실적은 별개
전문가들은 AI 산업 전체의 성장 가능성과 개별 기업의 주가 흐름을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실제 AI 산업을 주도하면서 수익을 내는 기업에는 투자금이 집중됐지만, 실적 개선이 더디거나 경쟁 심화에 노출된 기업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전 세계 기업들의 올해 AI 관련 시설 투자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초기 투자가 데이터센터와 GPU, 통신망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인간형 로봇과 자율주행 등으로 투자 영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성장성만 보고 투자하기는 어려워
AI 시장이 장기적으로 확대되더라도 관련 기업의 주가가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기술력과 현금 흐름, 실제 수익 창출 능력에 따라 투자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19일 보고서에서 최근 주가 조정이 과열된 시장을 진정시키고, 투자자들이 수익 경로가 분명한 기업을 선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는 기업들이 자금 사용에 신중해지기 때문에 유망한 사업에 투자가 집중될 수 있다며, AI 관련주에 투자할 때도 재무 기반과 현금 흐름이 안정적인 기업을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