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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필, ‘암살자(들)’ 논란에 ‘건국전쟁’ 거론…“죽음 앞에 겸허해야”

2026-10-04 05:47:42
역사 강사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장이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에 입장을 밝혔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건국전쟁’과 ‘건국전쟁2’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인사들의 비판 기준에 문제를 제기했다.

황현필, ‘암살자(들)’ 논란에 ‘건국전쟁’ 거론…“죽음 앞에 겸허해야”

황현필, ‘암살자(들)’ 논란에 ‘건국전쟁’ 거론…“죽음 앞에 겸허해야”

한국사 강사이자 역사바로잡기연구소장인 황현필이 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에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황 소장은 육 여사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사건의 배후로 보는 해석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건국전쟁’과 ‘건국전쟁2’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인사들이 ‘암살자(들)’을 비도덕적이거나 역사 왜곡 작품이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서는 기준의 일관성을 문제 삼았다.

황 소장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이 당시 국민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남긴 역사적 사건이라는 점을 먼저 강조했다. 실제 사건을 영화 소재로 다루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유가족이 현재 생존해 있는 만큼 작품을 바라보는 유가족의 불편한 마음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정치적 입장과 관계없이 폭력에 의해 사람이 숨진 사건을 대할 때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면서 “죽음 앞에는 진보나 보수 할 것 없이 다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암살자(들)’ 논쟁에 대해서도 영화가 문세광을 옹호하거나 육영수 여사의 죽음을 희화화한 작품은 아니라는 것이 자신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황현필이 ‘건국전쟁’을 함께 거론한 이유

황 소장이 이번 발언에서 꺼낸 또 다른 영화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후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건국전쟁’ 시리즈다. 그는 과거 ‘건국전쟁’을 좋은 영화라고 평가하거나 후속작 ‘건국전쟁2’를 관람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인사들이 이번에는 역사적 사건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이유로 ‘암살자(들)’을 비판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특히 황 소장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을 거론했다. 두 사람은 2025년 제주4·3 사건 등을 다룬 ‘건국전쟁2’를 관람한 사실이 보도된 바 있다. 당시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등은 영화가 제주4·3 당시 박진경 대령을 다루는 방식을 문제 삼으며 장 대표와 주 의원의 관람에 비판적인 입장을 냈다. 반면 장 대표는 당시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존중돼야 한다는 취지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처럼 ‘건국전쟁2’ 자체도 공개 당시 역사 해석을 둘러싸고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황 소장은 이런 과거 논쟁을 이번 ‘암살자(들)’ 논란과 연결했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특정 영화의 역사 해석에 동의하느냐를 넘어, 서로 다른 정치적 관점을 가진 작품에 동일한 기준으로 비판과 평가가 적용되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데 있다.

5·18 관련 발언도 거론…실제 ‘소요’ 표현 발언자는 따로 확인

황 소장은 자신의 발언 과정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최근 정치권의 논란도 언급했다. 다만 이 부분은 발언의 주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황 소장은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을 거론하면서 5·18을 ‘소요’로 표현한 문제를 지적했지만, 지난 8월 이 의원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 관련 보도에 따르면 직접 ‘광주 소요 사태’라는 표현을 사용한 사람은 공동 주최 단체인 새역사국민운동의 이영훈 공동대표였다.

당시 이진숙 의원은 5·18이 어느 정도 ‘성역화’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토론회에서는 5·18을 둘러싼 여러 발언을 놓고 정치권과 5·18 관련 단체의 반발이 이어졌다. 따라서 황 소장의 발언을 기사화할 때는 그의 문제 제기와 당시 토론회에서 실제 확인된 발언 주체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암살자(들)’은 어떤 영화인가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에서 출발한 범죄·드라마 영화다.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이 출연하며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제작과 제공·배급을 맡아 지난 9월 23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했다. 작품은 실제 사건과 인물을 그대로 재현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한 극영화로 제작됐다.

개봉 뒤 정치권과 일부 단체에서는 영화가 실제 사건에 확인되지 않은 배후 가능성을 제시한다며 역사 왜곡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제작진은 지난 9월 28일 공식 입장을 내고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하기 위해 제작한 작품이 아니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실제 사건과 관련된 공개 기록과 자료, 서적, 다큐멘터리 등을 조사한 뒤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또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한 것이 아니며 특정 인물을 사건 배후로 규정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이다.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만큼 다양한 비판과 해석은 존중하지만 특정 정치적 목적을 가진 작품으로 규정하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작품 비판 넘어 배우·평론가까지 논란 확산

논쟁은 영화 내용에 대한 평가를 넘어 출연 배우와 영화를 소개한 인물들에게까지 번졌다.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인근에서는 한 보수 성향 단체가 10월 3일부터 30일까지 집회를 열겠다는 신고 내용을 공개했고, 영화 관련 콘텐츠를 다뤘던 영화평론가 이동진과 영화 유튜버 지무비 등을 향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작품에 대한 비판과 평가가 자유롭게 이뤄져야 하지만 제작사와 감독, 배우, 스태프 등 개인에 대한 공격이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 확산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냈다.

영화를 둘러싼 긴장이 커지면서 예정됐던 공식 행사에도 변화가 생겼다. 하이브미디어코프는 배우와 제작진에게 작품 밖의 과도한 부담이 이어지는 점과 현장 안전 등을 고려해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예정했던 무대인사를 취소했다. 이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과 10월 7일 야외무대인사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역시 제작사의 요청에 따른 행사 취소 사실을 알렸다.

황현필 “역사 해석보다 죽음 앞에서 같은 기준 필요”

황 소장의 이번 발언은 ‘암살자(들)’의 모든 영화적 설정이 역사적으로 옳다고 주장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라는 해석에는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유가족이 작품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가 강조한 부분은 역사적 비극과 희생을 바라보는 기준이다. 한쪽의 역사적 해석을 담은 작품에는 표현과 해석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다른 시각의 작품에는 도덕성이나 역사 왜곡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 기준이 일관적인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 황 소장의 주장이다. 이는 황 소장의 평가이며, ‘건국전쟁’ 시리즈와 ‘암살자(들)’의 역사적 해석을 둘러싼 평가는 정치권과 관련 단체, 관객 사이에서 서로 다르게 제기되고 있다.

‘암살자(들)’ 제작진 역시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에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현재 논쟁의 핵심은 영화적 상상력이 허용될 수 있는 범위와 실제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창작물의 책임, 그리고 작품에 대한 비판이 출연 배우와 제작진 개인을 향한 행동으로 확대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싸고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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