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5단지 3930가구 이주 가시화…송파 전세시장 변수로
잠실주공5단지 3930가구 이주 가시화…송파 전세시장 변수로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가 사업시행계획인가에 이어 관리처분계획 단계 진입을 위한 후속 절차에 들어갔다. 기존 3930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인 만큼 향후 이주가 시작되면 잠실과 송파권 전월세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관리처분 타당성 검증·명도소송 준비 착수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5단지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3일 관리처분계획 타당성검증 용역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 마감은 오는 10일 오후 2시다.
조합은 같은 날 명도소송과 소유권이전등기소송 등을 담당할 변호사 선정 입찰도 별도로 공고했다. 법률업체 입찰은 10일 오후 3시에 마감된다.
사업 대상지는 송파구 잠실동 27번지 일대 35만8077㎡다. 현재 공동주택 3930가구와 근린생활시설 215호가 있는 부지에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부터 최고 65층, 공동주택 6411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조합원 분담금·권리 배분 구체화 단계
관리처분계획은 기존 주택과 토지의 종전자산가액, 새로 공급되는 주택의 분양가격, 조합원별 추가 분담금 등을 확정하고 신축 아파트에 대한 권리 배분 방식을 정하는 절차다.
이번 타당성 검증에서는 분양 절차와 분양 자격, 종전자산과 종후자산 평가, 사업비, 조합원 분담금, 관리처분 기준 등이 관련 법령과 조합 정관에 맞게 마련됐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잠실주공5단지는 기존 세대수가 3930가구에 달해 관리처분계획이 구체화될수록 조합원별 자산 평가와 분담금, 새 아파트 배정 등을 둘러싼 이해관계도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실제 이주까지는 추가 절차 남아
조합이 명도소송 등을 담당할 법률업체 선정에 나선 것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이주와 철거 단계까지 고려한 사전 준비로 볼 수 있다. 이주 과정에서 정해진 기한 안에 건물을 인도하지 않는 소유자나 점유자가 있을 경우 명도 절차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이주가 시작되기까지는 종전자산 감정평가, 조합원 분양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총회 의결과 인가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다. 이주 시점 역시 향후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 7월 1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인가 계획에 따르면 주택용지에는 지하 4층~지상 49층 4942가구, 잠실역 인근 복합용지에는 지하 4층~지상 65층 1469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조합은 올해 하반기 감정평가와 조합원 분양신청을 진행한 뒤 2027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2003년 재건축 추진 이후 23년
1978년 준공된 잠실주공5단지는 서울의 대표적인 장기 재건축 사업장 가운데 하나다. 2003년 12월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고 2005년 정비구역 지정, 2013년 조합설립인가를 거쳤지만 층수 규제와 학교용지 문제 등이 맞물리며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다.
이후 2022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최고 50층 규모의 정비계획이 통과되면서 사업에 다시 속도가 붙었다. 2024년에는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거쳐 잠실역 인근 복합용지 최고 70층을 허용하는 정비계획 변경안이 통과됐고, 통합심의 과정에서 최고 높이는 65층으로 구체화됐다.
지난해 6월 통합심의와 12월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을 거쳐 올해 7월 인가를 받으면서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23년 만에 관리처분 단계 진입을 앞두게 됐다.
3930가구 이동, 송파 전세시장 영향 가능성
잠실주공5단지의 향후 이주가 주목받는 이유는 세대 규모 때문이다. 관리처분인가 이후 기존 3930가구의 이동이 본격화하면 잠실뿐 아니라 인근 송파권 전월세 시장의 수요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잠실 일대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잠실르엘 1865가구와 잠실래미안아이파크 2678가구 등 총 4543가구의 입주가 이어지며 전세 공급이 늘었지만 전셋값 상승 흐름은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의 8월 다섯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8.90% 상승했다. 연간 누적 상승률이 10%를 넘긴 노원구와 성북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서울 자치구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매매가는 다시 45억원대
매매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61㎡는 지난 8월 6일 45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은 지난해 12월 46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올 초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최근 다시 45억원을 넘어섰다.
향후 사업 진행 과정에서는 조합원별 종전자산 평가액과 신축 주택 분양가, 추가 분담금, 이주비 대출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수석위원은 잠실 일대가 오랜 기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었고 정비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신규 매수자 상당수가 실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잠실주공5단지에서 실제 거주하는 소유주 비중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이후 이주가 본격화하면 잠실 전세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잠실의 전셋값이 높은 만큼 조합원들의 이주비 조달 여부 역시 사업 진행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