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형 R&D 전주기 심사 착수…AI 허브·그린수소·항공엔진·우주감시 5개 사업 선정
정부, 대형 R&D 전주기 심사 착수…AI 허브·그린수소·항공엔진·우주감시 5개 사업 선정
정부가 총사업비 1000억원 이상 규모의 대형 연구개발 사업을 대상으로 새로운 전주기 심사 체계를 본격 가동한다. 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가 18년 만에 폐지된 이후 과학기술기본법에 근거한 맞춤형 사전점검제도가 실제 사업에 적용되는 첫 사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주재로 ‘2026년 제1회 구축형 연구개발사업 심사위원회’를 열고 제1차 사업추진심사 대상 5건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1000억원 이상 대형 R&D, 착수 단계부터 단계별 관리
구축형 연구개발사업은 대규모 연구시설·장비 구축과 연구단지 조성, 우주 분야 체계개발 등 총사업비 1000억원 이상의 사업을 대상으로 한다.
정부는 사업 규모와 기술적 특성을 반영해 사업 착수 단계부터 단계별 심사를 실시하고 투자 적정성과 추진 가능성을 전주기에 걸쳐 관리할 계획이다.
구축형 연구개발사업 심사위원회는 심사 대상 선정과 결과 확정, 제도 운영 및 개선사항 등을 심의·의결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지난 5월 민간위원 위촉을 통해 구성을 마친 뒤 이번 회의를 통해 첫 사업추진심사를 시작했다.
AI·컴퓨팅부터 모빌리티까지…연구 인프라 구축
첫 심사 대상으로 선정된 사업은 ‘국가 과학기술정보 AI·컴퓨팅 허브센터 구축사업’, ‘AI모빌리티 종합 실증 콤플렉스 조성사업’, ‘대용량 그린수소 생산 기술개발 및 실증사업’, ‘첨단항공엔진 국산화 기술개발사업(K-ENGINE)’, ‘레이더우주감시체계’ 등 5개다.
국가 과학기술정보 AI·컴퓨팅 허브센터 구축사업은 컴퓨팅과 인공지능, 연구데이터 활용을 지원하는 과학기술정보 인프라를 하나의 시설에서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정보 연구개발과 AI 융합연구를 지원하는 핵심 연구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AI모빌리티 종합 실증 콤플렉스 조성사업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개발과 양산 기간을 줄이기 위한 개발환경 및 실증 기반 구축에 초점을 맞춘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SDV 전환을 촉진하고 글로벌 수준의 신뢰성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그린수소 상용화·해외 실증까지 추진
에너지 분야에서는 대용량 그린수소 생산 기술개발 및 실증사업이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 사업은 국산 상용 수전해 시스템을 활용해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국내외 실증을 통해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국내 실증뿐 아니라 해외 현지 실증도 추진해 기술 경쟁력과 수출 기반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K-ENGINE으로 독자 항공엔진 개발 역량 확보
첨단항공엔진 국산화 기술개발사업인 K-ENGINE은 차세대 항공기에 적용할 수 있는 항공엔진의 전주기 개발체계를 구축하고 독자적인 엔진 개발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다.
핵심 소재와 부품, 장비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개발된 소재·부품을 실제 엔진 개발 과정과 연계해 국내 항공엔진 산업 생태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우주물체 탐지하는 레이더 감시체계 구축
우주 분야에서는 레이더우주감시체계가 심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정부는 한반도 상공의 우주물체를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 기반 감시체계를 구축해 우주물체 충돌과 대기권 재진입, 추락 등 각종 우주위험에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외부 정보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우주감시정보를 생산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주요 목표다.
약 8개월 심층 검토…현장 집중점검도 실시
선정된 5개 사업은 앞으로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검토단의 심층 검토를 받는다.
전체 검토 기간은 약 8개월이며 기존 예비타당성조사와 달리 2~3일간의 현장 집중 검토와 3개월 이상의 분과별 심층검토가 포함된다.
전문검토단은 사업추진계획과 기술준비도 등을 살펴보고 사업 추진의 적정성,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정부는 사업부처와 검토단 사이의 소통 기회도 기존 예타보다 2배 이상 확대해 사업 이해도를 높이고 검토의 실효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새로운 심사체계를 통해 대형 R&D 사업의 기술적 불확실성과 개별 특성을 반영하면서 국가적으로 필요한 연구인프라가 적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18년 만의 예타 폐지 이후 대형 R&D 맞춤형 사전점검제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체계적인 연구개발 투자·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국가 역점사업이 적시에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