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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2028년에도 메모리 부족”…2027년 물량 75% 이미 고객 확보

2026-10-04 05:58:24
마이크론이 2027년과 2028년에도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2027 회계연도 출하 물량의 75% 이상은 이미 고객사가 확보한 가운데 HBM 수요와 서버용 D램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론 “2028년에도 메모리 부족”…2027년 물량 75% 이미 고객 확보

마이크론 “2028년에도 메모리 부족”…2027년 물량 75% 이미 고객 확보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급 구조를 바꾸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027년에 이어 2028년에도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전망한 데다, 2027 회계연도 출하 예정 물량의 75% 이상을 이미 고객사에 공급하기로 확약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까지 역대급 실적과 공급 부족 전망을 내놓으면서 메모리 시장의 협상력이 구매자에서 공급업체 쪽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 겸 회장은 지난 9월 30일 열린 2026 회계연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메모리 수급 상황에 대해 2027년뿐 아니라 2028년에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2026년과 비교하면 2027년과 2028년의 공급 부족이 오히려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마이크론의 2026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542억3000만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고대역폭메모리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실적과 향후 주문 물량이 동시에 확대되는 모습이다.

2027년 물량 75% 이상 이미 확약…고객 관심은 2028년으로

현재 시장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는 2027 회계연도 공급 물량이다. 마이크론은 내년도 출하 물량 가운데 75% 이상을 이미 고객사에 공급하기로 약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직 2027년이 시작되기 전인데도 상당한 생산 물량의 판매처가 사실상 정해진 셈이다.

고객사들이 메모리를 필요한 시점에 확보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에 대비해 장기간 물량을 미리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강해지고 있다. 일부 고객과의 논의는 이미 2028년 공급 물량으로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향후 수요를 보다 장기간 확인할 수 있고 생산 계획과 가격 협상에서도 과거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전통적으로 공급 과잉과 부족이 반복되는 산업이다.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고 업체들이 투자를 줄이면 다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나타나는 사이클이 반복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기존 사이클과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HBM에서 서버 D램까지…AI 수요가 범용 메모리로 확산

이번 상승 국면의 핵심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에만 수요가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AI 가속기에는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HBM이 필수적으로 사용되지만 데이터센터가 확대되면 동시에 일반 서버에 탑재되는 D램과 저장장치 수요도 증가한다.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서버 수가 늘면서 서버용 D램 소비량이 증가하고,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비롯한 낸드 수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 메모리 업체가 HBM 생산능력을 늘리면 같은 생산 기반을 사용하는 범용 D램에 투입할 수 있는 생산 여력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이 내년 글로벌 D램 웨이퍼 생산능력의 약 30%를 차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약 20% 수준에서 비중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HBM 생산 확대가 AI 메모리 공급에는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범용 D램 공급을 빠듯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KB증권 강다현 연구원은 2027년에는 HBM과 범용 메모리에서 가격 상승과 출하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전방위적인 성장 국면을 예상했다. 현재 시장의 관심이 특정 HBM 제품의 가격뿐 아니라 D램 시장 전체의 수급으로 확대되는 이유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메모리 시장의 강한 수요는 국내 업체들의 실적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4924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같은 기간 매출 127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D램과 낸드 판매 확대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사업도 분기 기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고부가 메모리 판매 증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적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마이크론까지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메모리 3사의 실적 방향이 같은 곳을 가리키고 있다. HBM을 중심으로 시작된 AI 메모리 수요가 서버용 D램과 범용 제품으로 확산하면서 공급 부족의 범위도 넓어지는 구조다.

공장 늘려도 바로 공급 못 늘려…증설까지 필요한 시간

수요가 급증한다고 해서 메모리 업체가 단기간에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는 어렵다. 반도체 공장은 투자 결정 이후 클린룸을 건설하고 생산장비를 설치한 뒤 웨이퍼 투입과 생산 안정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신규 생산시설 투자가 실제 시장 공급 증가로 연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마이크론도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신규 생산시설이 본격적인 공급 증가에 기여하기까지 시차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늘리는 투자 가운데 상당 부분은 당장 생산량을 높이는 장비뿐 아니라 향후 생산을 위한 클린룸과 공장 건설에 사용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이 실제 웨이퍼 생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2028년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장기공급계약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주요 고객과 장기간 물량을 미리 정하는 방식으로 수요 가시성을 높이고 공급 관계를 안정화하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도 청주 M15X를 비롯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차세대 메모리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청주 지역의 추가 생산시설 투자도 추진하면서 중장기적인 HBM과 D램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메모리 시장 '공급자 우위'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건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 메모리 제조업체는 과거보다 높은 가격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가격뿐 아니라 필요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의 2027년 물량 75% 이상이 이미 약정됐다는 사실은 이러한 시장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다.

다만 현재의 상승 흐름이 무기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향후 핵심 변수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어느 정도 속도로 계속되는지, 그리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의 신규 생산시설이 언제 실제 공급 증가로 이어지는지다.

공급 확대 속도보다 AI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 속도가 빠르게 유지된다면 타이트한 수급과 가격 상승 환경이 지속될 수 있다. 반대로 대규모 증설 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되는 시점에 수요 증가세가 둔화한다면 가격 상승 속도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로서는 마이크론이 2027년뿐 아니라 2028년까지 수요 우위를 예상하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기간의 공급 부족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과거처럼 단기 가격 변동에 대응하는 데서 벗어나 수년 단위 공급계약과 생산능력 투자가 중요해지면서, AI가 촉발한 메모리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얼마나 길어질지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핵심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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