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사의 뒤 비서실장·법무장관 인선 주목…친명계 인사 잇따라 하마평
강훈식 사의 뒤 비서실장·법무장관 인선 주목…친명계 인사 잇따라 하마평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사의 표명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가 이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후속 인선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비서실장 후보군에는 한준호·천준호·박성준·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법무부 장관 후보로는 박균택·이건태·서영교·박주민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이들 인사는 현재 공식 지명된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단계여서 실제 인선 결과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번 인사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최근의 인사 논란과 국정 지지율 하락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강 실장은 지난 21일 사의를 표명했고, 앞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 19일 후보자 자리에서 자진 사퇴했다. 대통령실 핵심 참모와 법무부 장관 자리를 둘러싼 인선 문제가 동시에 부상한 셈이다.
강훈식 사의 이후 대통령비서실장 후임에 관심
강 실장이 사의를 밝힌 뒤 가장 먼저 관심이 쏠린 자리는 대통령비서실장이다.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면서 대통령실 조직을 조율하는 핵심 참모인 만큼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가 중요한 자리로 꼽힌다.
정치권과 여권 안팎에서는 박성준·이해식·천준호·한준호 의원 등이 후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이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가까운 인사로 분류돼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준호 의원은 이 대통령이 2022년 대통령선거와 같은 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수행실장을 맡았다. 천준호 의원은 이 대통령의 민주당 대표 1기 체제에서 비서실장을 지냈고, 이해식 의원은 대표 2기 체제에서 비서실장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했다. 박성준 의원 역시 대선 과정에서 정무실장을 맡은 경력이 있다.
그러나 현역 국회의원을 대통령비서실장으로 기용하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도 변수로 거론된다. 현역 의원이 자리를 옮길 경우 지역구 보궐선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친명계 현역 의원뿐 아니라 국정 운영 경험이 있는 비의원 출신 인사를 선택할 가능성도 정치권에서 함께 제기되고 있다.
한준호 거론되자 김용과 고양을 지역구까지 정치권 공방
특히 야권에서는 한준호 의원의 비서실장 발탁 가능성과 그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을의 향후 구도를 연결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한 의원이 비서실장으로 이동하고 김용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이 해당 지역구를 이어받는 방안이 여권 일각에서 언급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보은 인사'라고 비판했다.
다만 한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과 김 수석부원장의 고양을 출마 모두 현재 확정된 인사가 아니다. 정치권에서 제기된 시나리오와 야당의 비판이라는 점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김 수석부원장의 정치 행보가 다시 관심을 받는 것은 민주당이 지난 23일 그를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수석부원장으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이날 김 수석부원장 등을 포함한 민주연구원 인선 결과가 보고됐다. 김 수석부원장은 선임 후 현장 평당원의 목소리를 담아 당의 혁신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수석부원장은 이 대통령의 오랜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대장동 관련 민간업자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 1·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상고심 절차가 진행 중이다. 법정 구속됐다가 지난해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는 올해 6·3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를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으며,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당선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으로 당무에 복귀하면서 향후 정치 행보를 둘러싼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김승원 사퇴로 다시 열린 법무부 장관 인선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후임 인선이 필요한 또 하나의 핵심 자리는 법무부 장관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던 김승원 의원은 9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쳤지만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계속되자 19일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지명 약 20일 만이었다.
김 전 후보자를 둘러싸고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이 제기됐다. 김 전 후보자는 청문 과정에서 공정한 심사를 요청했을 뿐 승인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논란이 계속됐고, 결국 정부에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법무부 장관 후보군을 둘러싼 논의도 다시 시작됐다. 정치권에서는 박균택·이건태·서영교·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박균택 의원과 이건태 의원은 이 대통령 관련 재판에서 변호인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 장관 인선을 둘러싼 논쟁에는 이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의 공소 문제도 얽혀 있다. 야권에서는 이 대통령과 가까운 법조인 출신 인사가 장관으로 기용될 경우 이해충돌 소지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해 왔다.
이건태 의원은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요구하는 의원 모임 구성에 참여했고, 박균택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한 이른바 조작기소특검법과 관련해 공소 취소 권한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박주민 의원 역시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의 공소 취소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누가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는지는 향후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이뤄지는 후속 인선
후속 인선의 정치적 의미가 커진 또 다른 배경은 최근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다. 조사기관마다 수치는 다르지만 9월 들어 여러 조사에서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긍정 평가가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9월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40%로 당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9월 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33.8%로 집계돼 역시 해당 조사 기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사기관과 조사 방식이 다른 만큼 수치를 직접 비교하기보다는 각각의 조사 흐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 실망과 우려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을 언급하면서 소통과 통합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진보·개혁의 이상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을 언급하며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는 여권 내부의 갈등을 줄이고 전통적 지지층을 다시 결집하려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반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민생과 통합을 함께 강조하며 국민의 목소리를 더 듣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친명 중용이냐 외연 확대냐…결국 실제 인선이 기준
정치권에서는 향후 비서실장과 법무부 장관 인선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인사를 전면에 배치한다면 대통령실과 여당 사이의 정책·정무 조율을 강화하려는 선택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대로 친명계 밖의 인물이나 국정 경험을 갖춘 인사를 기용한다면 인적 쇄신과 외연 확대에 무게를 둔 선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이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 세력을 전면에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방식이 민심과의 거리를 넓힐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야권 인사의 정치적 평가로, 실제 대통령실의 인선 방침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강훈식 비서실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으며, 민주당이 김용 전 부원장을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으로 선임했다는 사실이다. 한준호·천준호·박성준·이해식 의원의 비서실장 발탁이나 박균택·이건태·서영교·박주민 의원의 법무부 장관 지명은 아직 후보군을 둘러싼 정치권의 하마평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의 인사 논란과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어떤 기준으로 후속 인선을 결정할지가 핵심이다.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 국정 운영 경험, 국회와의 관계, 인사 검증 문제 등이 동시에 고려될 수 있는 만큼 실제 지명자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여러 시나리오와 확정된 인사를 분리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