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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 베네수엘라 17개 유전 영향력 확대…생산 원유 우선권 확보

2026-09-02 06:30:48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협정을 통해 17개 유전의 장기 개발과 생산 원유 확보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대상 매장량은 약 650억 배럴로 추정된다.

미국, 베네수엘라 17개 유전 영향력 확대…생산 원유 우선권 확보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체결한 석유 협정을 통해 현지 17개 유전에 대한 장기 개발과 생산 원유 판매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미국은 생산량의 20%를 원가로 구매하고 나머지 80%에 대해서도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다.

추정 매장량 650억 배럴 규모 유전 개발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31일 현지 시간으로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체결한 석유 협정의 세부 내용을 담은 팩트시트를 공개했다.

협정의 중심에는 베네수엘라 석유기업 노스아메리칸 블루에너지 파트너스(NABEP)가 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과 가까운 현지 사업가 알레한드로 베탕쿠르가 이끄는 회사다.

NABEP는 기존에 확보한 유전 3곳에 14곳의 사업권을 추가하면서 모두 17개 유전을 향후 100년 동안 개발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유전들의 추정 원유 매장량은 약 650억 배럴이다. 약 460억 배럴로 추산되는 미국의 전체 확인 원유 매장량보다 많은 규모다.

백악관은 미국이 직접적인 비용 부담 없이 앞으로 100년 동안 대규모 에너지 자산에 영향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중국·러시아가 보유했던 사업권도 이전

추가로 NABEP에 넘어간 14개 유전에는 중국과 러시아 기업이 사업권을 보유했던 곳도 포함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 시노펙과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이 사업권을 갖고 있던 유전 5곳과 러시아 기업이 보유했던 1곳이 이전 대상에 들어갔다.

축출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조카와 측근인 알렉스 사브의 계열사가 보유했던 유전 사업권도 NABEP로 넘어간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에너지 산업에서 중국과 러시아 기업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미국과 연계된 사업자의 입지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 NABEP 비경영 지분 35% 확보

미국 정부는 NABEP의 비경영 지분 35%를 확보한다. 회사 이사회의 과반을 미국 시민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거부권도 갖게 된다.

NABEP는 해당 지분을 미국 국방부 전략자본국에 이전한다. 백악관은 미국 납세자의 직접적인 재정 부담 없이 석유사업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지분 확보를 통해 장기적으로 수천억달러 규모의 자산 가치와 배당금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유 20%는 원가 구매…나머지도 우선매수권

생산된 원유를 판매하는 과정에서도 미국에 우선적인 권리가 주어진다.

미국 국무부는 해당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20%를 원가로 구매할 수 있다. 나머지 80%가 시장에 나오면 미국이 다른 구매자보다 먼저 매입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한다.

미국은 이를 통해 국제 에너지 시장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서반구에서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받을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루 생산량 100만 배럴 이상 목표

NABEP는 유전 개발에 최대 1000억달러를 투자하고 향후 25년 동안 약 2000억달러의 세금을 납부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현재 하루 20만 배럴대인 대상 유전들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00만 배럴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다만 계획이 실제 생산 증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지난 8월 기준 베네수엘라 전체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123만 배럴이다. NABEP의 목표는 현재 베네수엘라 국가 전체 생산량에 가까운 수준이다.

노후 시설과 높은 생산비가 변수

베네수엘라산 원유 가운데 상당량은 별도의 정제 과정이 필요한 초중질유다. 수십 년 동안 누적된 시설 노후화와 미국의 제재도 생산 확대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석유업계는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비를 배럴당 40∼80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생산 시설을 복구하고 운송·정제 체계를 정상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

미국의 서반구 에너지 전략 강화

이번 협정에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직접 서명했다. 석유 개발을 넘어 미국의 에너지·안보 전략이 결합된 합의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세계 역사상 최대의 석유 거래’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협정을 미국의 전통적인 중남미 정책인 먼로 독트린을 재확립하는 조치로 규정했다. 서반구에서 미국의 패권이 다시 의심받지 않도록 했다는 설명도 내놨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기업이 보유했던 사업권을 미국과 연계된 기업으로 이전하고 생산 원유에 대한 구매 우선권까지 확보했다. 이번 협정이 현실화되면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은 미국의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망과 안보 전략에 더욱 밀접하게 편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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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미국, 베네수엘라, 석유협정, 원유, 에너지패권